아래 작품은 추연근화백이 2013년 돌아가시기 3개월전에 그린 마지막 작품중 한 점입니다.
중후한 그리고 깊은 색감속에 터치감이 작가의 농익은
작품세계를 보여 주며 선이 굵고 대담한 화면구성에는
힘있는 상징적 이미지가 붙박혀 있다.
추연근 화백의 작품은 무게, 넓이, 깊이감의 조화로운 색채가 돋보인다.
조화로운 색채만이 아닌 안정된 형태, 대담한 붓터치는 성숙미를 더한다.
선이 주는 형태미, 채도가 낮은 중후한 색감이 어우러져 어둡지만
갑갑하지 않은, 삶의 깊이와 힘이 느껴진다.
추연근 <부산 경성대학교 예술대학장 역임>
1922년생 ~ 2013년
[학력]
1946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현 서울미대) 제1기생으로 입학
[경력]
1967 한국미술협회 부산시 지부장
부산일보사 편집국장 역임
1986~90 부산 경성대학교 예술대학장 역임
1987 부산 창작미술가 회장 역임
[전시 경력]
1947 경북미술 연구소(서동진 화가의 화실)를 맡아 운영
1951 국방부 정훈국 소속 중군화가단으로 근무
1951 제1회 개인전- 한국전 종군기록화전
1953~60 제2~4회 개인전
청맥동인회 창립전
1961~69 제5~8회 개인전, 국제자유미전 초대(동경)
1965 12월 부산시 문화상(제8회 미술창작부분)수상
1970 제9회 개인전<흑태양>연작
1971 제10회 개인전<흑태양 그 이후전>
1973 WHO'S WHO IN WORLD 인명록에 수록됨
1975 한국 염색 미술 연구소 개설
1977 제 11회 개인전(대구 이목화랑 초대)
1980 7월프랑수 SALON ART SACRE에 초대출품
1982 자유중국 대북 판화가 화랑 초대전
1983 '83~90'현대미술초대전 출품(국립현대미술관)
제35주년 제헌국회 기념 미술전 초대출품
1984~85 제13~14회 개인전(고려미술관) <귀향전>
1990 정년퇴임기념전(KBS전시실)
1993 한국 현대미술 66인전(대백프라자 갤러리)
1995'95 한국 부산 현역 작가전(중국 광주 미술학원 미술관)
중국 계림기행전 (송하갤러리 초대)
1996 추연근 염화전(송하갤러리)
2000 한국 빛깔의 신비전(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미로미술관)
제24회 개인전(KBS 부산 방송총국 개국 65주년 기념 초대전)
2001 제25회 개인전 (마린갤러리 초대)
2002 원로작가 4인 초대전(마산아트센터 기획/성산아트홀)
2003 제10회 삼양문화상 수상
2006 제27회 개인전 (피카소갤러리 초대)
2007 KIAF참가(마산아트센터)
제28회 개인전(마산아트센터 초대)
[주요작품 소장처]....<흑태양-잉태>:삼성 호암미술관 소장
세월 잊은 화폭!
꿈틀대는 '흑태양'
뒤틀리고 타락한 현실. 뭔가 불순하고 때묻은 세상.
그래서 그가 그리는 태양은 검다.
사람들은 그를 '흑태양 작가'라 부른다.
60여년 천착해 온 회화의 신세계가 흑태양 연작.
세상이 추할수록 그가 그리는 태양의 빛깔은 어둡다.
가지런한 듯 하면서도 무질서하고, 고요한 듯 하면서도 소란스러운,
앞뒤 안 맞는 사회에 대한 고발이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아주 놓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어두운 현실을 툭툭 털고 찬란하게 솟구칠 밝은 해를 염원한다.
오늘은 춥고 배고프지만 내일은 따뜻할 거라는 믿음의 씨앗을 잉태 하자고 속삭인다.
흑태양은 화폭을 통해 밝은 내일을 염원하는 작가의 기도인 셈이다.
"2006년 대담 발췌"
부산의 1세대 서양화가 추연근(秋淵槿) 화백.구순을 넘긴 노화가다.
부산의 1세대 서양화가이자, 부산 서양화단의 개척자다.
자기 한 몸 추스르기도 벅찰 나이지만 아직도 그는 꺼지지 않는 창작 혼을 불사르고 있다.
60여년 간 일관되게 흑태양 시리즈를 그려온 그의 화폭은 우리네 삶의 질곡이다.
절망과 희망, 체념과 저항, 슬픔과 기쁨의 세상 이치가 녹아 있다.
내일은 더 밝고 따뜻할 것이라는 희망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
지난 4월 9일 오후 그의 화실을 찾았을 때 그는 붓을 들고 있었다.
유화 냄새가 벽면 곳곳에서 진득하게 번져 나왔다.
1년여 동안 매달려온 300호짜리 큰 그림 '음양오행도'의 마무리 작업에 골몰해 있었다.
그림 속에는 장승 솟대 12지신 좌청룡 우백호 등등이 어우러져 꿈틀거리고 있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소재로 인간의 출생에서부터 무덤까지의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구순을 넘긴 노화가에게 이런 열정이 남아 있다니….
세월의 나이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세는 꼿꼿했고, 목소리는 짱짱했다.
온통 하얀 백발에서 겨우 세월의 무게를 가늠해 볼 뿐이었다.
유일한 취미는 낚시. 요즘도 가끔 바다 낚시를 즐긴다고 했다.
"요즘은 하루에 5시간쯤 그림을 그립니다.
"추 화백은 오전 9시30분쯤 작업실에 나와 오후 4시쯤 집에 들어간다.
오고 가고, 점심 먹는시간을 빼고는 작업에 몰두한다.
"손이 불편하지 않는 한 계속 그릴 겁니다.
여든이라는 나이는 나에게 주저앉을 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지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늘 다음 단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나에게는다음 작품이고, 다음 단계입니다.
"예술가에게 나이라는 것은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식지 않은 열정에 존경심이 느껴졌다.
새로운 도전 앞에 더러 망설이곤 하는 젊은 필자로서는 면박을 맞았다는 반성의 느낌도없지 않았다.
흑태양 작가
무엇보다 '흑태양 작가'로 불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흑태양은 날로 비인간화하는 어두운 현실에 태양마저도 시커멓게 보인다는 의미로 건져 올린 소재지요.
말 그대로 부정과 부패, 불신이 넘쳐나는 사회에 존재하는 까만 색의 태양입니다.
암울한 사회에서는 태양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내일은 밝아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습니다.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흑태양을 품고 사니까 한 60년쯤 됐나요.
"근래에 들어 그의 흑태양에도 점차 밝은 빛이 감돈다.
희뿌연 햇무리가 어둠을 삭이고 있다.
아우성치던 인간 군상들도 몸짓을 누그러뜨려 한층 유연한 역동감을 자아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부제를 달면서 밝게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강이나 바다 등 물에 비치는 밝은 태양을 담은 '흑태양-영(映)'
, 태양을 배경으로 유려한 새들이 하늘로 비상하는 '흑태양-상(翔)',
태양 아래 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작가의 심상을드러내는 '분(奔)' 시리즈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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