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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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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요약정보 및 구매

작품코드 qr6735
작가 이병헌
작품크기 91.0 x 65.2cm ( 30호P)
재료 캔버스에 유화
액자 canvas
현재가 4,500,000원 (시작가:4,500,000원)
즉시구매가 10,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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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작품 상세설명

때로, 이병헌 그림의 핵심은 생동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생동하는 빛깔’,
생동하는 형태’,
생동하는
나아가서는 생동하는

침묵에서 소리로 ,정지에서 운동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되살아나는 인물과 풍경들은
순간과 영원이 본래 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돌이키게 한다.

이병헌 그림에서 순간은 저보다 수만 배,
수천 배 덩치 큰 영원을 업고 있다.
달리 말하면 수만 배 수천 배 더 가벼운 영원이
저도 몰래 순간의 등 뒤로 올라탄 것이다.

그의 그림의 밀도는 긴장하는 양극의 충전과 방전에 의해 얻어지며,
그 긴장된 사이사이 인간과 자연 그 어느 것도 피할 수 없는
 덧없음의 운명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덧 있음이라는 불가능한 단어로 바뀐다.
 
                                                      이 성 복(시인)




[배롱나무]


이 병 헌(李 柄 憲) Lee Byong-Hun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동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졸업.
프랑스 파리 미술수학 2005~2006.


[개인전 42회]
1988.11.1.~7.태백화랑(대구)
1991.11.7.~13.한성갤러리(대구)
1992.10.19.~31청목화랑초대전(대구)
1994.7.26.~31.서울갤러리A.B 전관(서울)
1994.9.2.~10.동원화랑 (대구)
1995.11.1.~8.앞산화랑초대전(대구)
1996.9.10.~15.롯대백화점 갤러리(서울)
1996.9.17.~23.벽아미술관(대구)
1998.11.11.~16.대백프라자갤러리(대구)
1999.12.23.~3.3.갤러리소호(대구)
2000.8.23.~29.갤러리소호(서울)
2000.11.22.~27.대백프라자갤러리(대구)
2001.10.13.~22.민갤러리(대구)
2001.10.18.~24.예술의전당(화랑미술제)
2002.2.22.~3.3.예술의전당(한국현대미술제)
2002.10.5.~11.봉성갤러리(대구)
2002.11.12.~21.마린갤러리(부산)
2003.11.6.~15.갤러리쁘라도(대구인터불고호텔)
2004.11.3.~9.세종문화회관(서울)
2005.4.1.~15.김천문화예술회관(김천)
2006.6.1.~11.수평선갤러리(일본 요꼬하마)
2006.5.오슈부스개인전(프랑스 오슈)
2006.12.4.~10.예총회관갤러리(서울)
2007.5.3.~8. 두산아트센트(대구)
2007.1031~11.6.인사아트센트(서울)
2008.11.25.~30.메트로갤러리(대구)
2010.2.24.~3.2.한국의무용가초상전(인사아트센트 서울)
2010.8.31.~9.5 수성아트피아개인초대전(대구)
2012.9.14.~10.13.수성갤러리(수성관광호텔 대구)
2012.10.29.~11.4.셈터갤러리(서울)
2013.10.30.~11.4인사아트센트(서울)
2014.9.24.~10.4.바이올렛갤러리초대전(서울)
2014.9.29~10.30.리아트갤러리(일산)
2015.3.24.~4.5.현인갤러리(제주)
2015.11.4.~12.31.로리스레스토랑(서울)
2016.7.5.~7.10. 수성아트피아초대전 (대구)
 
[수상]
1983.~90.신라미술대전 특선 및 최고상수상.
1984,1987.대한미국미술대전 입선.
1986~91.대구광역시미술대전 특선4회 및 대상수상
               대구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1996‘ 한국 미술작가 선정 CD롬 발간. (문예진흥원) 
경구중학교 미술교사 역임,영진전문대학,대구공업대학 ,
대구대학교, 계명대학교 강사역임
 
현재: 한국인물작가회, 회화80, 신미술회 회원
 

 
이병헌의 회화: 그 진정성의 회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어구는 예술의 진정성을 대신한 표현이다.
예술의 참된 속성은 예술의 영속성과 관계 한다.
이른바 예술의 진정성은 예술작품이 영원히 실재할 수 있는 척도이다.

예술작품의 평가기준은 역사와 함께 변천하고 변화하여 왔다.
과거의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 잣대로서
그 예술적 논제는 무엇보다 모방적논제를 따랐다.

이 경우 예술작품이 얼마나 주어진 예술적 모방대상을 정확히 그리고
사실적으로 진실 되게 모방했는지에 대한 것은 중요한 것이 되었다.
최소한 현대적인 예술론으로서 창조론이 예술적 논제로 도래하기 이전
예술적인 창작활동은 이러한 논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었다.

주목할 점은 그렇다면 이러한 과거적인 예술적 논의가
오늘날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지니는 예술적인 특성을 오늘에 비추어
현대적 예술론과 맞장 뜰만한 것으로 군림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병헌은 예술적 작업과정을 통해 앞선 예술적 논의의 답을 찾아 나선다.
그의 예술적 태도는 자연과 인간이 지닌 영속적인 덧 없음을 표현하는데 있다
일차적으로는 그의 예술적 태도가 자연의 항구성을 추종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그의 예술적 묘사의 대상이 영원불변하는 자연과 인간의 보편적인 속성을
형상화 한다는 것이며,
셋째로는 그의 작품이 전자의 측면을 대변하는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 자연 속 아름다움

자연은 인간의 바람이 그러하듯 늘 질서와 아름다움을 유지하려 한다.
역설적으로 보자면 이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기대치와 상응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술이 예술로서 평가받기 위해서는 예술이 지극히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도
각인되어 왔던 것이다.
예술이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은 예술작품이 자신의 격에 맞게 형성되어야 함을 요청한다.
만약에 그렇지 못하다면 많은 부분에 있어 그 예술작품은 그 본성을 상실할 것이고,
그런 만큼 그것은 또한 예술적인 의미나 가치도 확립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병헌의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은 의도적이거나 도발적이지 않다.
이는 그의 작품이 자연의 진실성을 유지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그 진실성은 다름 아닌 자연의 아름다움이자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이다.
 
한 겨울의 들판을 묘사한 작품 <풍경>은 우리가 늘 보아온
시골풍경의 어느 한 장면을 보여준다.
많은 부분에 있어 겨울의 분위기를 잘 자아내고 있는
너른 들판 한 곳을 가로지른 뚝방 길에 소나무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겹겹이 늘어선 소나무들은 시선을 뚝 길을 따라 몰아간다.
잠시 시선을 멈추면,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있으면서도 차지 않은 온기를 느끼게 한다.

그러한 온기는 언제 내렸는지 모르는 눈들에 의해 제공된다.
그 겨울의 온기는 따뜻한 한 겨울의 햇볕 아래 녹아내려
비록 제 색을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생명부지의 흔적을 남겨놓은
길가 둑의 풀 섬들에 의해 보다 선명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햇빛을 받아 제 모습을 드러낸 채 누렇게 도포된 그 흔적들은
이미 그 계절이 겨울임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먼데 산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들에 의지하여 잔뜩 땅에 내려앉아 있고,
청명하지만 냉기를 머금은 높이 솟아오른 구름을 간직한 하늘은
언제라도 무진한 광풍을 몰고 올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렇듯 작품 <풍경>은 자연의 위용과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작가가 최근에 그려내는 소나무의 모습은 홀로 선 모습의 한 그루의 소나무나
소나무의 무리를 대상으로 한다.
한 그루의 소나무나 소나무의 무리로 화면을 가득 메운 이들 작품은
아마도 그가 산수(山水)의 대상으로서 자연의 묘사를 실경(實景)이 아닌
진경(眞景)의 모습으로 그려내고자 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그럼으로써 그는 스스로 늘 변함없는 화가로서의 지존을 암암리에 표현하고자 하였다고도 할 수 있다.
, 자신의 작가적 자존심을 지켜나가고자 함의 표현이 내재한 것이다.


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술적인 소재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작품 <연꽃>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그것이 그림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렵게 한다.
특히 스테인리스를 매체로 한 캔버스는 연꽃이 실제 물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그 현상을 촉진시키고 있다.
실제공간의 연꽃과 수면에 비친 연꽃의 음영 묘사는 수면에 떠 있는 연꽃의 모습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고, 그런 만큼 그것은 수면아래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의심케 하는 궁금증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수면은 너무도 잔잔하여 어느 순간에 그 정적이 깨질지를 염려하여
숨죽이는 긴장을 유도해내고 있다.
따라서 그것은 금방이라도 크게 회오리칠 듯한 격함을 보게 만든다.

꽃이란 소재는 항상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거나
즐겁게 만들어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꽃의 대명사로 수사되고 있는 양귀비꽃이 지니는 꽃에 대한 인식은
그러한 현상을 배가시킨다.
양귀비 꽃을 소재로 한 정물화, 작품 <양귀비 꽃>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여성성을 대표하는 듯한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이 정형화된 꽃의 형상은 단조롭지만 어딘가 모르게 관자의 눈길을
빨아들일 것 같은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꽃이 지니는 색채적 환경이나 가녀리게 굴곡져 있는 줄기의 형상들은
그러한 현상을 배가 시킨다.
유리화병 속 물의 순수함은 양귀비 꽃의 화려하면서도 청결한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 청순함은 바탕에 놓인 소라껍데기의 모습을 통해 더욱 선명해진다.


. 구상성의 모범으로서 인물상

이병헌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그 제작적 환경이 작품의 구상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의 작품의 제작적 태도에 의한 결과인데,
그는 너무 지나치다고 할만치 철저히 사물이 지니는 속성을
완벽하게 모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상적 속성의 완벽성을 갖춘 작품은 그의 인물화인 누드 작품을 통해 볼 수 있다.

사실 인물화가 지니는 회화사적 의미는 무엇보다도 그것이 인간들이 회화 부분에 있어
예술적 묘사의 표본으로 삼는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는 그리스적 자연철학이 지니는 논제로서 인간은 만물의 척도로 인식함으로써
주어진 결과이자, 그러한 경향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하나의 철칙이 된데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은 회화에 있어 인물은 주요 묘사대상이 되었고,
그 묘사 대상을 통해 화가들은 자신들의 대상에 대한 묘사력이나 화면의 구성력을 고양시켜왔던 것이다.

작품 <dream-1>은 여인의 신체적 특성을 적확히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은 그것이 이상적이기 보다는 현실적인 데서 얻어낸 결과이다.
이 작품에서 인체의 실제적인 현실적 반영은 바탕에 투영된 배경 화면에 의해 극대화 된다.
배경의 사실적 형상은 캔버스가 지니는 매체적 속성이 십분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그 장면은 스테인리스가 지니는 금속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오히려 인물의 형상을
안정적인 모습으로 자리하게 만들고 있다.

상체를 드러낸 채 의자에 걸터앉아 있는 여인이 있는 작품<DSC_0585>의 전체모습은
어두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것은 여인의 모습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하다.
역광에 의해 적절히 안배되어 있는 분산된 빛을 받는 부분들은 여성이 지니는 간절함을
배가시켜 작품의 숙연함을 제공하고, 얼굴로부터 어깨와 팔을 거쳐 구부린 다리로 걸쳐 있는
빛의 패턴은 제 나름의 역할을 모나지 않게 수행하고 있다.
젖가슴에 맺혀 있는 빛의 흔적은 과히 여인의 아름다움을 보다 적절히 현시해 준다.
구상회화의 경우 회화의 실제적 구상력은 형태만큼이나 색채적인 환경이 제대로 적용되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그의 작품에서 배경을 장식하고 있는 색채적 환경인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거기에선 나름의 회화사적 의미를 지닌 회화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거기에는 현대미술의 한 사조로서 한 시대를 주름 잡았던 회화적 경향으로서
절대주의나 색면을 이용하여 색채추상을 시도하였던 추상회화의 회화적 특성이 내재해 있다.
서로 시대적인 상치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은 알게 모르게 여인의 형상을
보다 구체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회화사적 의미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 다른 작품 <DSC_0574>는 누드화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포즈를 동반하고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 양태는 정형화된 구조로 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꾸밈이 없는 구조를 보여준다.
실제 인물의 면면은 이미 진솔함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거기에는 가식이 없으며, 그런 만큼 현실과의 괴리도 없다.

얼굴로부터 목과 가슴, 복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신체적 굴곡은 관자의 시선을 끌고 가기에 충분하다.
물 흐르듯 흘러내리는 여체의 곡선적 흐름은 한층 여인을 관능적이게 만들 것 같지만,
그 흐름은 이미 현실적 구조를 동반하고 있어 그렇지 만도 못하다.
그런 만큼 거기에는 작품에 대한 경외감이나 신비스러움도 잔존하지 않는다.
머리를 묶고 있는 머리띠와 피부색의 일치나 머릿결의 색과 천의 색은 동질성을 띠어
인체의 성격은 더욱 강화되고 배경의 색조는 전경의 색감과 대조를 이루면서
전면에 드리운 여인의 온기를 식혀 다분히 그 분위기를 정중히 달래 차분히 만들고 있다.
인체를 부각시키기에 충분한 의자를 덮고 있는 붉은 천의 색감은 여인의 몸체를 붉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병헌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 회화작품의 성격은 작품의 구성적 요소를 적용함에 있어
한 치의 어긋남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실 인물화의 회화적 조건은 무엇보다도 인물의 형태묘사의 완벽성에 의해 주어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누드화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형태에 대한 파악력이나 묘사력에 자신이 없는 작가라면
섣불리 시도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 누드화의 진정성

회화적 표현대상으로서 인물의 회화사적 전개는 그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론 인간형상의 조형적 작품들을 두고 볼 때 조형예술에의 인물의 적용이 이미
오래전에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과거, 특히 그리스나 중세 시대를 거쳐 묘사되어진 인물의 형상들은
성격상 현존적 의미의 인간 형상들과는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다.
그것들은 현존하는 인간형상을 전제로 하여 제작된 것이라기보다는
신적(神的)이거나 성적(聖的)인 형상들을 전제로 한 것이자 그 결과물들로 군림하여왔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회화에 있어 현존하는 현실적 여성의 등장은 르네상스 이후에나 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의 대표적인 현존적 성격을 띤 인물 중 하나는 모나리자라 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물론 그녀의 정확한 신분은 알 수 없으나 최소한 그녀는 신적이거나 성적인 인물이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모나리자가 그려졌던 당대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후 수많은 현존하는 인물상들이 그려지게 되었고,
현존적인 실질적 의미의 누드화의 소재도 그 성격을 같이 하면서 회화사의 한 축을 형성하였다.

누드화의 예술적인 의미의 진정성은 그것이 옷을 입지 않았고
그럼으로써 그것이 윤리 도덕적으로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는 논제들과는 무관하다.
그것은 예술적인 관점에서 보는 누드화의 진정성과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작품 <dsc-0600>이 보여주는 것처럼 전체 구조를 통해 볼 때
누드화가 지니는 예술적 의미는 누드화가 인물화의 생동적이고
생명력 있는 그림으로 군림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병헌 그림의 핵심은 생동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생동성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생동성이다.
최소한 그의 그림은 격한 감정을 유도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조용하고 정숙한 고요함을 유도한다.
그러나 그 고요함에는 역동성이 내재한다.
언젠가 요동칠지 모르는 전율과 충동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DSC-0001>을 보자.
무릎을 꿇고 있는 여인의 상은 전체적으로 정적인 구조를 이룬다.
몸의 자세와는 달리 얼굴표정에서 느끼는 감정만은 지극히 그러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동하는 상념을 자아낸다.
인물의 전체 형상은 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거기에선 운동감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의 유도는 이미 그 누드화가 지니는 실재적 감정의 작용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작품 속의 인물이 실존적 인물을 소재로 한 것이 아닌 가상의 이상적 구조의 이념을
표현한 상이라면 과연 그러한 감정을 유도할 수 있었을까?

이병헌의 누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침묵에서 소리로, 정지에서 운동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되살아나는묘미를 지니고 있다.
사실 순간과 영원은 본래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서로 반어적 구조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양자 간에는
순간에서 영원으로, 혹은 영원에서 순간으로 수시로 교차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것들 양자 간에는 그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동반하고 있다.

작품 <Dream-2>를 보더라도 거기에는 순간을 초극한 힘을 지닌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와 거리가 있는 힘이 아니다.
언제라도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는 영원함을 지닌 힘일 뿐이다.
이로 인해 그의 누드화를 대할 때면 전체 회화의 영역 중 인물화나
누드화가 지니는 의미를 새삼 돌이켜 보게 한다.

그의 작품에서 순간은 저보다 수만 배, 수천만 배 덩치 큰 영원을 업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제목이 지칭하듯이 그 순간은 영원한 긴 잠 속에 빠져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긴긴 영원의 힘을 지니고 있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누드화는 저도 몰래 순간을 뒤로 하고 수천 수만 배의 영원을
내재하는 침묵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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