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스승과 화려한 프로필의 소유자 황영성 !!
서양화의 거목 오지호(吳之湖) 화백과 임직순(任直淳) 화백의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직계 제자로
명문 호남화단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황영성 화백은 모든 대상을 단순화시켜 캔버스에 담는다.
이 과정에서 화면에 담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 가족・마을・고향이야기,
소의 침묵, 문자-형상 시리즈 등 수많은 그의 연작들이 탄생했다.
단순화되었지만 창의적인, 해학적이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황영성 화백은 194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1950년 6・25사변 당시
전남 광주에 정착하였고 조선대학교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국전 문공부 장관상과 이인성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냈다.
2006년 이태리 나폴리 현대미술관, 독일 드레스덴 미술관,
2007년에는 프랑스 쌩떼띠엔느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
황영성, 가족이야기(Family Story), 2007, acrylic on canvas, 45.5×53cm |
|
캔버스 속 정겨운 ‘가족이야기’
“찌그러진 초가며, 촌부, 황소, 숲, 황톳길 같은 먼 기억 속의 고향과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정겨운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슬픈 고향의 이야기, 가족에 대한 점액질 사랑과 그리움이 끈끈하게 담긴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우리 세대의 비극적이었던 과거 기억들이 모두 되살아나는 것 같다.”(소설가 문순태)
인간은 누구나 가족이란 말만 듣거나 단어만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만큼 가족(家族)이란 신(神)과 더불어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 전에 작가는 바로 이 점을 터득하고 가족이야기 시리즈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본 작품 ‘가족이야기(1983년 작)’는 과거 우리네 농촌의 가족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농가에서 닭을 기르는 부부는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닭과 달걀을 팔려고 시장에 나왔다.
아마 설 명절을 며칠 앞둔 시골 장터의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상상해 보고 싶다.
닭과 달걀이 팔리면 색동옷이나 고무신 그리고 사탕을 사줄 것을 기대하며
엄마, 아빠 뒤에서 소리 없이 기다리는 남매의 모습은 바로 우리네 삶의 모습이었다.
이처럼 서민적이고 향토적인 정서 및 가족애(家族愛)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본 작품은
황 화백의 가족시리즈 중 대표작으로 뽑을 수 있다.
특히, 황 화백의 가족시리즈 가운데 인물을 전체 화면에 가득 차게 배치시킨 작품은
본 작품이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평소 가족을 중요시하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시대별 화풍과 작품세계
황 화백의 작품 세계는 크게 연대별로, 1970년대 ‘회색시대’, 1980년대 ‘녹색시대’, 1990년대 이후의 ‘모노크롬 시대’로 분류된다.
초기 1970년대 ‘회색시대’의 작품들은 ‘초가집’을 소재로 한 무채색 느낌의 좀 더
구상적인 형태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며, 이후 1980년대 ‘녹색시대’에서는 초가집들이
한 마을을 형성하며 녹색계열의 ‘마을’ 그리고 ‘가족’ 이야기가 더 심화된다.
1990년대 이후의 작품에서는 모더니즘적 성향을 보이며 다채로워진 색채와 함께
황 화백 특유의 추상화 되고 기호화된 화법이 절정에 이른다.
이는 멕시코, 프랑스 등 해외 나들이를 계기로 우리 민족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보편적인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회색시대의 농촌풍경을 연상케 하는 ‘소의 침묵’과 한시(漢詩)를 소재로 한
‘문자-형상’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끊임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처럼 우직한 화가의 길
황영성 화백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한국 앵포르멜 회화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양수아(梁秀雅) 화백을 만나 회화세계에 입한 이래, 일관된 주제의식으로 자신의 회화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한국 현대회화가 여러 사정으로 부침(浮沈)해 온 미술계의 역사적 흐름을 볼 때,
자신이 처음 설정한 주제를 반평생 고수해 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황 화백은 주로 가족과 마을, 황소와 고향 등의 이야기를 줄기차게 이어가며
특유의 회화적 화법을 창안해 왔다.
그는 광주와 서울, 광주와 프랑스를 잇는 그리고 각종 국제적인 아트페어 전시에 정진해
온 점에서 그 연배에서는 보기 드문 지구력과 변화를 보여주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추상과 단색화가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미술계에서 구상화의 길을 걸으며 꾸준히 화면에서
변화를 추구해 오고 있는 원로화가는 현재 한국 화단에 몇 명 남아있지 않다.
황 화백의 업적과 작품이 재조명되어야 하며 그의 제자들과 후학들 역시 우직하고 일관되게
걸어온 스승의 화업(畵業)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오브제(objet)와 작품시리즈를 통해 그의 따뜻한 가족애와 동심,
고향에 대한 향수를 캔버스 화면에서 만나볼 날을 기대한다.
|
황영성 화백 |
|
황영성(1941~)
조선대학교 회화 학사·석사
광주시립미술관 관장
조선대학교 부총장(명예교수)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수(학장)
황조근정훈장
이인성 미술상(제5회)
금호예술상
몬테카를로 국제회화제 특별상(제25회)
전라남도 문화상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문공부장관상(제2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추천작가
전라남도미술대전 추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