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첩으로 이어지는 물감의 끈 – 소우주(microcosm)
옛 것들에서의 향수
모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그리기를 원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고객을 위해 그리기도 한다.
주로 경제적 여건이 그렇게 강요할 경우인데 이충길 작가도 그러했다.
운영해오던 미술학원의 경영이 악화되어 회생의 경지까지 간 작가는 생활을 위해
인터넷 미술경매에 몇 년간 대중적 성격의 서정적 풍경의 작품을 주로 그렸다.
필자가 작가를 처음 만난 건 2012년 여름이었다.
흰머리 하나 없는 야무진 체구에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어 보였고
매사에 꼼꼼하고 열정적이었다.
8년간의 회생 기간이 끝나가는 2013년 후반부터 작가는 자신의 작품의 변화의 욕구를
강렬하게 느끼며 한국의 민화적 소재와 전통문양, 예를 들면 호랑이, 십장생, 연꽃 같은
친숙한 옛 것들의 소재를 그의 작품에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는 작품의 제목을 ‘그리움(노스탈지아)’이라 붙였다.
만물을 이루는‘끈 이론’을 연상시키는 화법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의문은 생명의 기원과 우주의 실체에 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의 고민은 어떠한 자신만의 정체성(Identity)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 내느냐는것이다.
이충길 작가는 오래 동안 표현 방법에서 독특한 자신 만의 물감 짜내기
(squeezing) 기법(작가는 ‘주사위 기법’이라 부르지만)을 개발해 이용한다.
마치 생일 케익 위에 초클릿으로 글을 새기듯이 다양한 굵기의 도구를 직접 제작해
그 안에 물감을 넣고 짜내듯이 캔바스 위에 중첩으로 드로잉 한다.
잭슨 블록이 뿌리기(dropping)기법을 이용했다면 이충길은 짜내기(squeezing)기법을 개발한 것이다.
무질서(chaos)하게 보이는 실타래 같은 마티에르(matiere)를 가진 물감들은
색들의 겹침(overlap)으로 새로운 우주(cosmos)적 구성(composition)을 표출한다.
그의 작품 일부분을 확대해 보면 우주를 이루는 만물이론의 하나인 ‘끈 이론’(String theory)같이
진동하는 선으로 이루어진 일정한 패턴들로 구성된 추상화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그 구성을 이루는 미세한 분자들로 이루어져
어떤 사물의 모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작가의 작품에서 나는 우주론을 생각한다.
작품에서 우러나는 비움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불교적 소재는 그의 일상에서 온 것이다.
도산예술촌에서 창작에 열중인 작가는 새벽 작업 시 불경을 튼다.
석가모니는, 우주는 무한하지만 티끌과 같고 티끌 속에도 또한 무량우주가 있다고 가르친다.
작가의 작업을 옆에서 자주 본 필자는 탱화을 그리는 스님 같이 묵묵히 그의 표현 기법으로
캔바스 위에 물감을 드로잉하는 모습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깨달은 장인처럼 느껴진다.
최근의 이충길 작가의 작품에는 연꽃과 하트 심지어
‘옴메니 반매흠(ॐ मणि पद्मे हूँ’ 이라는 산스크리트어도 등장한다.
이 말은 문자적인 뜻은 "옴, 연꽃속에 있는 보석이여,
훔”으로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주문이다.
하트 형상(haert-shap) 속에 연꽃을 그리는 일련의 작품들에서 그의 걸작을 기대하게 한다.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정열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에게서 한국미술사에 남을 역작을 기대해본다.
NowArt director, Artist
[ 푸르른 숲 ]
<작가노트>
나의 표현 방법은 나름 대로 독특함 방법을 추구한다.
짜내기 방법. 선과 선을 이어서 때로는 굵고 짧게
가늘고 길게 이어서 표현 하고자 하는 색과 색을 겹치고
겹쳐서 작품을 만들어 낸다.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며
작업 완성까지 집중력과 노력의 시간이 오래걸린다
나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 사물의 원초적인 본능, 즉
생명을 불어 넣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것에 중점을 두고
사실적인 방법보다는 추상적인 표현 방법으로 작품을 담아
내는데 중점을 두어 관객의 시선마다, 보는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감흥을 주고자 한다.
< 이충길 작가노트 >
이제껏 추구하고자 했던 작품세계의 모토(motto)가 구상의 서정적 사실성 이었다면,
팔순을 바라보는 근래에 들어서는 이미지의 서사적 추상성에 방점을 찍어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오랜 시간동안 공들여 연구한 스퀴징(squeezing, 짜내기) 기법에
어느 정도 완숙미를 갖췄다고 스스로 느끼는 요즘,
이를 통해 작품의 추상적 표현 방식에 이를 녹여냄으로써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세상만물이 내포하고 있는
심리적 외연을 형상화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언제나 말없이 우리를 포근하게 보듬고 있는 파초, 꽃, 파도, 강과 같은
자연적 이미지를, 사실적 구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추상적 이미지화를 통해, 자연에게서 느끼는 우리 마음의 안정과 편안함을 표현하고자 한다.
비단 자연물 뿐만이 아니라 어느 산사의 이름모를 석탑과 갈대밭 뒤로 보이는 도시의 풍경 등
친숙한 인공적 대상물,
그리고 더 나아가 우주의 모습까지도 추상적 이미지에 담아
그 속에 담긴 서사와 감동, 기쁨을 전하고자
작품 창작활동에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이충길 1945년1월15일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 개인전 13회,단체전300여회]
1987~2020 부산 미술제 초대전,
부산 문화회관 개관 기념 초대전
부산 미술 50년전 (국제문화센터 개관 기념)
한·중·일·러 국제회화전,1995~2001 대한민국 회화제
한국·이태리 작가 오늘의 상황전 (로마 초대전)
남북한 미술세계 독일 프랑크푸르트 초대전
남송미술관 초대전,일원회 초대 대작전
힘내라대한민국(미술로 하나되다)
부산 미술의 흐름(70년대, 80년대)전
2002~2021 부산 회화제,원로 작가 초대전
2019-20코리아아트페스티벌(온세아트센터개관기념초대전)
2021부산예술(갈매랑 축제)
한국전업미술가협회(삶과작업)대작특별전
동남권 예술문화 중심으로의 도약 아트서생
제29회 열매전
제2회 대한민국 인터넷 미술대전 특선수상
제3회 KPAA골든아티스트 어워즈 수상(2018)
제8회 부산 전업미술가상, 수상
중요 작품 소장처; 부산시립미술관,부산교육대학,부산문화재단,
대한법률구조공단,부산시 수영구청,등등.
한강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서울여성미술대전 심사위원,
송혜수미술상 심사위원, 부산미술대전 서양화 심사위원장
현재: 한국미협,부산미협원로,부산전업미술가협회고문,열매회, 미술단체일원회자문위원, 부산비엔날레회,환경미협